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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한 그릇]-백범 김구를 다시 생각하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22일
↑↑ 정영화(시인)
ⓒ 김천신문
김천시 부항면 양지말길 50-7의 평범한 주택. 철제로 된 대문기둥 앞에는 ‘백범 김구 선생 은거지’라는 표석이 있다.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벽돌로 지은 농가 주택인 이곳은 원래 이 지역 토호인 일주(一舟) 성태영이 살았던 집으로 전해진다. 1895년 10월 8일 조선공사 미우라 고로에 의해 명성황후 민비가 시해되는 이른바 ‘을미사변’이 발생한다. 이듬해 1896년 3월 9일, 당시 21세 조선인 애국청년이었던 김창수(훗날 김구로 개명)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포구에 있던 여인숙에서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군 중위 쓰치다 조스케를 발로 차 쓰러뜨리고 난도질해 살해한 다. 그는 “국모 보수(國母 報讐 : 국모를 죽인 원수를 갚음)를 위해 이 왜인을 죽이노라! 해주 백운방 텃골 김창수”라고 밝힌 포고문을 남기고 체포돼 사형을 언도 받았다.

황후의 원수를 갚겠다는 대의명분이 왕실에 전달되어 그는 고종의 특별사면으로 목숨을 건지게 됐다. 석방될 기미가 없자 김창수는 1898년 인천 감리서를 탈옥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지금의 김천시 부항면 월곡리에 사는 동지 성태영에게로 와 1달 간 은거한다. 이때 성태영 등이 김창수의 이름을 연하(蓮下) 김구(金龜)로 개명해 주었다. 1912년 호를 백범, 이름을 구(九)로 바꿀 때까지 김창수로 썼다. 김구라는 이름은 김천에서 탄생한 것이다.김구의 자서전격인 ‘백범일지’에 나오는 김구가 술회한 일명 ‘치하포 사건’과 은거생활의 내용이다. ‘백범일지’는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되었고 이는 정의의 의거를 실행한 역사적 사실이 되어 일본에 맞선 독립의 영웅으로 김구는 자리매김 되기에 이른다. 그후 김구는 상해 임시정부에 국무령과 주석을 지냈으며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기획하는 등 독립운동사에 혁혁한 족적을 남 긴 것이다. 너무나 큰 울림으로 각인되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화적 존재가 되어왔다.

오래 전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한국인으로, 거의 모든 국회의원이 김구를 꼽았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김구의 존재는 국민적 영웅임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조금만 냉정하게 진실의 검정을 거친다면 이러한 영웅주의의 바탕에는 한국인의 반일 종족주의에 근거함이 아닌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반일이란 민족주의는 이념을 하나로 묶는데 최고·최선의 아이콘이 되기에 충분했고, 의도된 역사교육의 폐해는 김구 자신도 버거워할 만한 신화를 만들어 놓고 말았다. 자서전이란 게 원래 자신을 미화시키기 위한 영웅설화적 면모를 띄게 되는 것.

우리가 대하는 ‘백범일지’는 춘원 이광수의 영향을 입은 것이라 한다. 치하포 사건은 김구가 현장에서 자수한 게 아니라 해주에서 순사에게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살해 동기도 ‘국모 보수’라는 대의가 아니라 여인숙에서 노인보다 젊은 일본인에게 먼저 밥을 차려주는 것에 대한 개인적 분노 때문이었다고 한다. 살해된 일본인은 일본군 장교가 아닌 상인이었다. 살해직후 일본 상인의 배에서 800냥을 탈취한 김창수는 살인강도였음 등이 사건취조기록 공식문서로 남아있다. 우리의 역사교육이 애써 사실을 외면한 채 감성팔이 교육에 매진해 왔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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